“조합원·자산 변동 내역 모두 밝혀라”… 벤처 생태계, 세원 투명성 시험대 올랐다
| 국세청, 2025년 귀속분부터 ‘투자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및 조합원에 관한 명세서’ 수집을 의무화하며 자본시장 투명성 강화에 나서…
| 합법적 절세를 넘어선 편법적 부의 이전을 차단… 장기적으로는 연말정산 간소화 등 납세자 편의를 제고
벤처 생태계의 젖줄, 투자조합의 ‘깜깜이’ 관리 한계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자금을 공급하며 핵심 파이프라인 역할을 수행해 온 투자조합의 자산 및 조합원 내역이 2025년을 기점으로 투명하게 공개된다. 그동안 2인 이상이 상호출자하여 공동사업을 약정하고 투자로 발생한 손익을 약정 비율(약정 비율이 없는 경우 출자가액 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민법」 제703조 기반의 투자조합은 개인에게 소액 분산투자 기회를 제공해 왔다. 나아가 다수의 자금을 모아 자금 조달이 절실한 벤처회사와 스타트업 등 중소·혁신 기업에게 효율적으로 자본을 조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개인 투자자는 이러한 투자조합을 통해 벤처기업 등에 출자할 경우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은 물론, 「조세특례제한법」 제16조에 따른 투자조합 출자금 소득공제(거주자인 개인이 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에 출자하는 경우 투자 금액의 일정 비율을 거주자의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해 주는 제도) 등 막대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실무 현장에서는 조합원에 대한 상세 정보가 주주명부 등을 통해서도 외부에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관리상의 맹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깜깜이 구조는 주가조작이나 편법적인 지배구조 개편, 그리고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 탈세 등 위법하고 부당한 행태에 투자조합이 은밀하게 악용될 수 있는 중대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2025년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 명세서 수집 전격 의무화
이에 국세청은 이러한 위법적 악용을 사전에 차단하고 자본시장의 세원 관리체계를 보다 정교화하기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2조 제8항에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 의무를 신설했다. 해당 법령은 2025년 3월 14일부로 본격 시행되었으며, 이에 따라 2025년 귀속분부터 최초로 ‘투자조합의 권리 등 보유・거래 및 조합원에 관한 명세서’(이하 투자조합 명세서) 수집이 시작된다.
제출 대상자는 투자를 목적으로 「민법」 제703조에 따라 설립하는 조합을 비롯하여, 「상법」 및 그 밖의 법률에 따라 설립하는 모든 투자 목적 조합을 망라한다. 구체적으로는 「벤처투자법」상 개인투자조합 및 벤처투자조합,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농수산식품투자법」상 농식품투자조합 등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되는 사실상 모든 조합이 해당 의무를 지게 된다.
제출 의무 발생 기준과 자산 가액 시가 평가 원칙
명세서 제출 의무 발생의 핵심 기준은 ‘거래의 발생’ 여부다. 법 시행일인 2025년 3월 14일 이후 투자조합이 새로운 권리 등을 취득하거나 기존에 보유하던 권리를 처분(양도, 상환 등) 또는 증자하는 등 단 한 건이라도 권리 등의 변동이 발생한 경우 당해 연도 명세서 제출 의무가 발생한다. 반면, 시행일 이전에 취득한 권리 등을 어떠한 변동 없이 계속 보유 중인 투자조합은 당장의 제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향후 첫 번째 권리 등의 취득이나 거래가 발생하는 시점에 맞춰 전체 자산 현황을 신고하면 된다. 국세청은 행정 관리의 완결성과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 변동이 발생하여 제출 의무가 생긴 조합의 경우 해당 거래 자산뿐만 아니라 조합이 보유 중인 전체 권리 내역을 명세서에 포함하여 제출하도록 엄격히 규정했다.
또한 2025년 3월 14일 전에 투자사업을 종료한 경우에는 명세서 제출 의무가 없으므로 관할 세무서에 고유번호 폐업신고(홈택스 휴·폐업 신고 기능 이용)를 진행해야 하나, 시행일 이후에 투자사업을 종료한 경우에는 명세서 제출 의무가 부과된다. 명세서 제출 기한은 해당 권리 등을 보유하고 있는 연도의 말일(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거래한 날이 속하는 연도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인 3월 31일(화)까지다. 홈택스를 통한 전자파일 제출(과세자료 전산매체 제출 기능 활용), 관할 세무서 방문 제출, 또는 등기우편 접수가 모두 가능하다. 신고해야 하는 ‘권리 등’의 범위에는 주식 및 출자지분을 비롯해 공채, 사채, 그 외 부채성 증권, 집합투자증권, 특정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 등이 빠짐없이 포함된다.
벤처투자업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안인 자산 가액 평가의 경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의 시가 평가 원칙을 따른다. 따라서 취득원가가 아닌 해당 시점의 시가로 가액을 작성하는 것이 대원칙이다. 다만, 실무상 시가 평가 과정이 대단히 복잡한 비상장주식에 대해서는 유연한 보완 기준을 적용한다. 매매사례가액(최근 유상증자 단가 등)이 존재하지 않고 보충적 평가방법의 적용마저 어려운 경우에는, 외부 평가기관(회계법인 등)에서 평가한 공정가치를 인정하거나 객관적 가치 변동이 없는 경우 증빙된 취득원가 자체를 가액으로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하여 업무집행조합원(GP)들의 과도한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향후 제도 연계 전망 및 초기 안착을 위한 유인책
이러한 새로운 규제 도입에 앞서 국세청은 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투자조합 관련 협회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를 개최하여 도입 취지와 명세서 작성 방법 등을 사전 안내한 바 있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여 수렴한 주요 질의 사항은 유형별로 정리된 ‘FAQ 가이드’로 배포될 예정이며, 실무자들이 명세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동영상 작성 매뉴얼과 카드뉴스 등 시각화 자료를 제작해 국세청 공식 SNS 및 한국세무사회, 민간투자플랫폼 등 관련 누리집에 선제적으로 게시했다.
미래 세무 행정의 청사진으로서 수집된 명세서 데이터는 향후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및 투자조합 소득공제 제도 등과 시스템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될 예정이다. 이 같은 시스템 고도화 작업이 완료되면, 개별 출자자들이 소득공제를 증빙하기 위해 일일이 투자확인서를 발급받아야 했던 기존의 고질적인 수고로움이 근본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세청은 본 제도가 과세나 형사처벌을 1차적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조합의 투명한 자산 관리를 위한 행정 협조 의무를 부여하는 것임을 명확히 하며 다음과 같은 초기 유인책(면책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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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 유인책 (미제출 가산세 유예) :
제도 시행 첫해인 점을 감안하여, 납세자의 부담 최소화 및 자발적 행정 협조 유도를 위해 당장 미제출에 따른 가산세 규정을 별도로 두지 않음.
단, 향후 제출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가산세 부과 등 세법 개정 필요성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남아주 국세청 자본거래관리과장은 “올해는 제도 시행 첫해로 납세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미제출 가산세 규정은 별도로 두지 않은 만큼, 자발적이고 성실한 투자조합 명세서 제출을 당부드린다”고 전하며, “국세청은 앞으로도 투명한 자본시장 거래 질서 구축에 앞장서 편법적 부의 이전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액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불공정 탈세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향후의 강력한 자본시장 규제 확립 의지를 표명했다.
기사 작성: [홍승만] | 사진 출처: 생성형 AI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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