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반려동물 교육시장 급성장…”학원 대신 평생교육시설로” 창업 지형 바뀐다
시설 기준 문턱에 막힌 애견미용·훈련 교육기관들, ‘평생교육시설’ 설립으로 눈 돌려 전문가 “공신력 갖춘 정식 교육기관 등록이 곧 경쟁력” 지적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면서 애견미용, 훈련, 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반려동물 교육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사 개인의 기술을 전수하는 사설 교습 형태를 넘어, 국가 제도권 안에서 정식 교육기관으로 인정받으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학원법의 높은 문턱
현재 애견미용을 비롯한 반려동물 관련 교육과정을 정식으로 운영하려면 관할 교육청에 ‘평생교육직업학원’으로 신고해야 한다. 문제는 이 경우 적용되는 시설 기준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학원 설립·운영 조례에 따르면, 학원으로 등록하려는 건축물은 용도가 2종 근린생활시설 중 학원으로 한정돼야 하고, 일정 면적 이상에서는 소방시설을 완비해야 하며 직통 계단을 2개소 이상 확보해야 한다. 교육과정별로 갖춰야 할 설비 기준도 별도로 규정돼 있다.
애견 교육은 특성상 넓은 실습 공간과 저층부 입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이 같은 기준을 맞추려면 막대한 공사비가 들거나 아예 입점 자체가 불가능한 건물이 적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반려동물 교육기관 설립을 준비하는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마음에 드는 건물을 구했지만 소방시설과 계단 기준 때문에 학원 허가가 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으로 떠오른 ‘평생교육시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평생교육법에 근거한 ‘평생교육시설’ 설립이 현실적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생교육시설은 학원법에 비해 시설·소방 기준이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건축물 용도의 경우 연면적 500㎡ 이하라면 2종 근린생활시설이면 설립 요건을 충족할 수 있고, 세부 용도에 대해서도 비교적 허용적으로 운영된다. 강의실 면적에 대한 제한 조건이 없고, 설비 역시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폭넓게 인정된다는 점도 차이다. 2021년 12월 교육부가 발신한 공문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이 확인된 바 있다.
오프라인이냐, 온라인(원격)이냐
반려동물 교육기관을 평생교육시설로 전환하려는 사업자들은 교육 성격에 따라 오프라인형과 원격(온라인)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애견미용 실습이나 행동 교정 훈련처럼 실습 비중이 큰 과정은 오프라인 평생교육시설이, 반려동물 관리사 이론이나 펫푸드 교육처럼 이론 중심 과정은 시공간 제약이 없는 원격 평생교육시설이 상대적으로 적합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현행법상 동일한 소재지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시설을 함께 설립·운영하는 것은 제한돼 있어, 사업 확장 전략에 맞춘 사전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 반려동물 교육기관은 평생교육직업학원과 오프라인 평생교육시설, 온라인 평생교육시설을 유형별로 각각 등록해 다양한 경로로 수강생을 확보하며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민간자격 난립 속 “공신력이 곧 경쟁력”
민간자격정보서비스(pqi.or.kr)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애견·반려동물 관련 민간자격은 1000건을 웃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관할 교육청 등 정부 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채 단순 교육 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커질수록 정식 교육기관으로서의 등록 여부가 민간자격의 신뢰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 교육 통계에 등재된 정식 기관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은 학습자들에게 더 높은 신뢰를 줄 수 있고, 이는 수강료 단가와 전국 단위 수강생 모집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확대되는 교육과정…”학원보다 유연한 틀 필요”
평생교육직업학원은 그동안 ‘애견미용’ 과정을 중심으로 설립 신고가 이뤄져 왔다. 반면 평생교육시설은 애견미용은 물론 훈련, 펫푸드, 반려동물 케어 전반에 이르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경기도에서 설립된 한 반려동물 교육기관은 애견미용을 넘어 다양한 반려동물 케어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설립신고 사례로 본 교육과정
교육부 산하 온국민평생배움터(www.all.go.kr)에 등재된 정보에 따르면, 경기도에 설립된 한 반려동물 교육기관(A사)은 애견미용 실습 과정을 비롯해 반려동물 훈련, 펫푸드, 케어 등 여러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며 정식으로 신고·등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견미용 과정으로 사실상 한정돼 있는 학원 형태와 달리, 하나의 평생교육시설 안에서 다양한 커리큘럼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교육의 형태가 빠르게 분화하고 다양해지는 시기인 만큼, 교육 범위를 특정 과정으로 한정하는 학원 형태보다 평생교육시설로 대응하는 편이 향후 시장 변화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작성: [윤경선] | 사진 출처: 언플래쉬(www.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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