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개 중소기업 위기징후 조기 탐지…정부, 성장성 있는 위기기업 ‘재도약 체계’로 선별 지원
정부가 중소기업 위기를 사후 구조조정이 아닌 조기 탐지·선별 지원 방식으로 전환한다.
25만 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기반 위기경보를 가동하고, 구조개선·회생·사업전환 지원을 단계별로 묶는 것이 핵심이다.
위기 배경: 한계중소기업 비중 8.8%까지 상승
중소벤처기업부는 7월 8일(수) 비상경제본부 회의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성장 정체와 재무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의 회복 가능성을 조기에 판별하고, 기업별 상황에 맞춰 구조개선과 사업전환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책 추진 배경은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평가데이터(KODATA)에 따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즉 영업이익을 총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 1 미만인 한계중소기업 비중은 ’20년 6.5%에서 ’22년 7.9%로 높아졌고, ’24년에는 8.8%까지 상승했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만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중기부가 한국평가데이터(KODATA)를 통해 재무정보 확인이 가능한 법인 중소기업 약 11만 개사를 분석한 결과도 위기 강도를 보여준다. ’24년 기준 약 절반에 해당하는 5만 5천개사가 성장과 재무 측면에서 위기를 겪거나 징후를 보였다. 유형별로는 3년 평균 매출증가율이 0 미만인 성장위기 기업이 39.3%,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재무위기 기업이 25.5%였다. 이 가운데 14.8%는 성장위기와 재무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복합위기 기업으로 분류됐다.
다만 모든 재무위기 기업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재무위기 기업 중 한계기업은 9,700개사로 전체의 8.8%였지만, 이 중 45.0%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었다.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부실 기업 정리’보다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 선별’에 무게를 둔 이유다. 매출 성장세가 남아 있는 기업은 적기에 구조개선이 이뤄질 경우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추진 계획: AI로 25만 개 중소기업 위기 조기경보
정부는 위기상황이 장기화되기 전에 조기에 탐지하고 알리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융자기업 부실징후 조기 경보로 관리하고 있는 대상은 6만 개사다. 앞으로는 소·중기업 39만 개 중 융자제한 업종 등을 제외한 25만 개 전체 중소기업으로 확대된다.
핵심 인프라는 「AI 기반 중소기업 위기경보알림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현행 재무정보와 금융정보뿐 아니라 뉴스, 산업동향 등 비정형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개별기업의 상황은 물론 지역·산업별 위기징후까지 조기에 포착하도록 설계된다. 분석 결과는 기업별 위기징후지수로 산출되며, 단계는 정상, 주의, 예비경보, 경보 등 4단계다.
예비경보와 경보 단계 기업에는 문자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기상황 알림과 재도약 지원제도 정보가 제공된다. 이후 위기경보기업을 대상으로 종합진단과 검증을 실시해 성장성·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한다. 선별된 기업에는 경영개선계획 또는 사업전환계획 수립 컨설팅부터 융자, 연구개발(R&D), 채무조정 연계까지 기업별 여건에 맞춘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재무 위기기업: 구조개선과 회생 지원의 정밀도 강화
재무 위기기업에 대해서는 구조개선 지원 심사기준을 정상화·성장가능성 중심으로 개편한다. 이는 단순히 현재 재무지표가 악화됐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회복 가능성과 성장 여지를 중심으로 대상을 선별하겠다는 방향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도입하는 금융권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노력을 평가하는 ‘상생금융지수’ 평가항목에는 ‘중소기업 채무조정 비중’이 반영된다. 금융기관이 채무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구조개선 지원제외 기업 중 회생신청을 희망하는 기업이 ‘Pre-ARS’를 활용할 경우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Pre-ARS는 채무자가 회생절차 신청 전 법원의 비공개 조정절차를 이용해 주요 채권자들과 협상하는 예방적 자율구조조정 제도다. 정부는 적합성 검토, 채무조정안 수립, 회계·세무 전문가의 자문과 조력 제공 등 채무조정 협상 단계까지 지원해 회생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성장 위기기업: 유망 신사업 전환과 공급망 연계
성장 위기기업에는 사업전환 촉진책이 적용된다. 정부는 현행 6개 신사업 분야에 5극 3특 성장엔진 및 이와 연계한 지역주력산업 분야를 우선 지원대상으로 추가해 유망 신사업 분야로의 전환을 촉진할 계획이다.
성과관리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사업전환의 성공·실패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연차별 목표 달성도와 성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마일스톤(milestone, 단계목표)’ 방식으로 개편된다. 성과 달성도와 성장가능성이 우수한 기업은 ‘사업전환 선도기업’으로 선정해 유망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점프업 프로그램’과 연계한다.
또한 개별기업 단위 지원을 넘어 공급망 내 앵커기업인 대·중견기업의 신사업 진출 계획과 협력 중소기업의 전환을 연결하는 동반 사업전환 모델도 도입된다. 이는 특정 중소기업 한 곳의 업종 전환을 넘어 산업생태계 전반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접근이다.
제도적 유인책 및 인프라 보완
- 경영개선계획 이행실적 우수기업에 대해 자금평가 절차 간소화와 융자 우대 추진
- 신규 투자규모가 기존 사업장 축소 규모보다 큰 사업전환 기업은 지방투자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 추진
- 신사업 전환 승인기업의 전문 외국인력(E-7) 체류기간을 기존 3년에서 5년까지 확대 추진
- ‘상생금융지수’ 평가항목에 ‘중소기업 채무조정 비중’을 반영해 금융기관 참여 유도
제도 측면에서는 기업의 업종 추가 또는 전환뿐 아니라 분사, 조인트벤처, 인수합병 등 다양한 조직형태를 활용한 사업전환도 지원 대상으로 인정한다. 중기부는 이번 대책 이행을 뒷받침하는 재도약 지원예산 확대를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법령 개정이 필요한 사항은 연내 제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구조개선과 신사업 전환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며 “혁신과 도전이 지속되는 중소기업 재도약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사 작성: [홍승만] | 사진 출처: 생성형 AI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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